영화 "블랙머니"를 보고 (조진웅, 이하늬 주연)

어제 영화관에 가서 내가 평소 좋아하는 남자 배우 조진웅님이 연기하신 영화 "블랙머니"를 보고 왔다.

블랙머니를 보게 된 이유는 스토리의 소재가 경제범죄수사 이기 때문이다. 나는 예전에 몇년동안 영화, 드라마, 소설 등 수사물에 빠져 살았었다. 하지만 최근엔 돈공부를 하게 되면서 경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러던 와중 "경제"얘기와 "수사물"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영화가 개봉했다는 소식을 듣고 영화관으로 달려가게 된 것이다.

 

영화 "블랙머니"에는 영화배우 조진웅, 이하늬, 강신일, 허성태 등 주연급 배우들과 여러 조연급 배우들이 나온다.

스토리는 대략적으로 설명하자면.............

스토리 소개는 생략하겠다. 영화개봉이 2019년 11월 13일 인데 개봉한지 이제 겨우 4일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래된 영화면 스토리도 간략하게 적을텐데.... 열심히 연기한 배우님들께 미안해서 못적겠다 ㅜ.ㅜ

 

블랙머니는 실제 사건 "론스타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졌지만 영화속의 스토리와 등장인물은 허구이다.

 

그럼 영화를 보면서 내가 느낀점 몇가지를 솔직하게 적어보겠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일명 "론스타사건"을 모티브로 스토리가 짜여진 영화이다. 론스타 사건에 대해선 자세히 적지 않겠다. 여러분들이 검색해보시길 바란다.)

 

<수사기관의 수사주체는 형사소송법 등 법적절차를 준수하여야 한다.>

세상에는 정말로 악질인 사람들이 다양한 종류로 수 없이 존재한다. 도덕적으로 너무 나쁘고 타인에게 여러가지 방법으로 피해를 주는 등 세상 별의 별 사람들이 다 있다. 이 영화 속에도 역시 나쁜놈들이 존재한다. 자신들의 거대한 돈을 이용하여 70조 가치의 은행을 1조 7천억원에 챙기는 어마어마한 캐릭터들이 나온다.

 

이와 전혀 관계없는, 뺑소니 교통사고 관련하여 여성 피의자를 수사한 주인공 양민혁 검사(조진웅)는 뜻하지 않게 성추행 검사라는 누명을 쓰고 정직1개월의 징계를 먹는다. 양민혁 검사는 자신의 누명을 벗기위해 여성 피의자의 사망에 대해 수사를 하던 중 위 경제사범들에 대한 수사를 하게된다.

 

양민혁 검사는 자신의 누명을 벗기위해, 그리고 검사로써의 사명감과 정의감때문에 열혈이 수사를 한다. 그러나 수사과정 중간중간에 불법감청, 불법주거침입, 불법납치 등 불법행위를 저지른다.

그래! 솔직히 이 영화속의 경제사범들은 정말 악질이다. 자신들의 재산과 사회적 지위를 이용하여 페이퍼컴퍼니를 만들고 차명계좌를 만들며 살인을 저지르는 등 온갖 술수를 써 70조 가치의 은행을 겨우 1조 7천억원에 매각해버리다니!

하지만, 대한민국 공무원인 검사 등 수사주체는 피의자가 아무리 나쁜놈이라도 법적절차를 지켜 수사를 진행하고 기소를 하여 법정에 세워야한다. 아무리 수사를 잘하여 범죄사실을 밝히고 증거를 찾아낸다 하여도 그 과정에 불법행위가 있다면 그 과정에서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인정되지 않을 것이고 피의자/피고인을 처벌할 수 없게된다. "블랙머니" 영화 말미에도 나온다. 양민혁 검사가 아무리 사회정의를 위해 집회현장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증거를 뿌리고 내부고발을 하여도 수사과정에 불법행위를 저질러 꼬투리가 잡혀 결국엔 체포가 된다. 

 

<서민은 돈 많은 자들을 이기지 못한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너무나 씁쓸하다. 하지만 현실은 현실인 것 같다.

영화 속에서 경제사범들은 양민혁 검사 등 검찰에 의해 사전영장이 필요하지 않은 긴급체포가 되지만, 부장검사는 피의자 중 한 명인 이광주 전 총리에게 자신을 차기 검찰총장 자리에 앉혀줄것을 약속받고 간단한 사건 하나로 퉁치고 석방시켜준다. 그리고 영화 말미에 이들은 자신들끼리 해피엔딩(?)을 맞이한다. 그들을 처벌받게 하고자 열심히 수사를 한 양민혁 검사는 (물론 불법행위를 저질러서 잡혀가는 것이지만) 체포되어 형사처분을 받고 검사직을 상실하게 될 것이고, 그 경제사범들은 자신들의 생활에 전혀 지장이 가지 않을정도의 벌금 좀 내고 여전히 잘 살아갈 것이다.

 

현실에서 이러한 비합리적인 일들이 많이 발생한다. (일일이 사례를 나열하진 않겠지만) 잘못을 해놓고도 돈으로 잘나가는 대형 로펌의 변호사를 선임하여 재판 잘~~ 받고 무죄판결을 받거나 겨우 벌금형을 받고 끝나는 돈 많은 자들이 많다. 뉴스에서 이러한 사례들을 보면 진짜로 이 세상은 돈이 최고이고 돈만 많으면 정말 살기 좋은세상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된다.

씁쓸하다. 이런생각을 한다고 욕을 먹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실이 나로 하여금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든다.

 

<돈 앞에 도도하고 청순할 필요가 있을까?>

내가 취직을 하기 전 부모님의 용돈을 받고 생활하던 시절엔 경제적으로 부자가 되겠다는 마인드를 좋아하지 않았다. '돈 뭐.. 먹고 살 만큼만 있으면 되지.' , '열심히 일하고 정의롭게 살아야지.' 하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취직을 하여 힘들게 일하여 돈을 벌고 경제활동을 한지 2년 쯤 되니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돈이 없으니까 지금 내가 아닌 회사를 위해 직장상사의 눈치를 보며 하루하루 일을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회 정의를 생각하기 전에 내 자신부터 여유롭고 풍족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내가 여유로워야 남을 도울 수 있고 내가 생각하는 사회적 정의를 아주 조금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영화에서 양민혁 검사는 수사도중 "합법적인" 돈의 유혹이 들어왔지만 뿌리치고 열심히 수사를 한 끝에 결국엔 대형 경제사범들을 체포했다. 하지만 권력에 밀리고 수사도중 저지른 불법행위로 인해 체포가 된다.

반면에, 양민혁 검사와 의기투합하여 실체를 밝혀 금융위원회 회의에 들어가 징벌매각을 때리려는 김나리 변호사(이하늬)는 명백한 증거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사범 중 한 명인 이광주 전총리가 은행 매각을 위해 쓴 돈의 절반이 자신의 아버지의 돈이라는 사실을 알고 징벌매각을 때리지 않고 단순매각 처리를 하게된다. 왜? 자기 집안의 돈이 걸려 있으니까.

 

솔직히 나는 도덕적으로는 문제가 있더라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면 영화 속 김나리 변호사처럼 나의 재산을 지키거나 증식시킬 수 있는 길을 선택할 것 같다. 물론 사명감과 정의감이 넘치는 영화 주인공 양검사가 결말에선 잘못되는 것을 보니 영화를 다 본 후에도 한동안 멍하고 씁쓸했다.

 

현실속에서 경제활동, 금융활동, 투자활동은 결국엔 제로섬 게임이다. 누군가가 돈을 벌면 누군가는 돈을 잃는다. 많은 사람들이 주식 등 투자활동을 경멸시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지금 시대에는 우리 부모님 세대와 달리 노동의 결과인 월급과 부동산 만으로 재산증식을 기대하기 어렵다. 투자활동도 투자자들이 머리를 쓰고 스트레스 받아가며 하는 것이다.

 

돈에 있어서 "나는 많은 돈 필요없다!" 하며 굳이 도도하거나 청순해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현실속에서 양민혁검사와 김나리변호사의 두 길 중 하나를 택하라고 한다면 불법적인 요소가 없다는 전제하에 김나리 변호사의 길을 택할 것 같다. 욕을 먹는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

사회생활, 경제활동을 하다보니 나도 때가 많이 묻었나보다ㅎㅎ

 

<배우들의 연기력>

당연히 영화 메인 캐릭터인 양민혁 검사 연기를 한 조진웅 배우에 눈이 가장 많이갔다. 영화의 소재가 결코 가볍지 않은데 중간중간 조진웅 배우의 깨알 연기 덕분에 많이 웃었다. 경상도 사투리로 욕도 잘하고, 부장검사한테 욕을 먹으면서도 부장검사실에서 나갈 때 "손은 안뗄껀데요", "욕은 하지마세요" 하고 도망가는 모습이 웃기면서도 자연스러웠다. 잘 웃기고 화도 잘내고 진지한 모습도 보이는 조진웅 배우의 연기력 굳!

 

미국 유학파 출신 김나리 변호사를 연기한 이하늬 배우의 연기력을 나는 좀 배우고 싶었다.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지만 자신의 뜻을 향해 나아가는 능력있는 김나리 변호사의 캐릭터는 매우 매력적이었다.

 

이외에도 정치검찰 부장검사와 최검사(허성태) 등 각자 자신의 캐릭터를 섬세하게 표현해낸 배우분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마지막으로>

론스타가 한국 정부가 주식 매각 승인을 부당하게 지연시켰다는 이유로 ISD 투자자국가소송을 제기했는데 우리 정부가 패소할 가능성이 많다고 한다. 패소하면 우리정부가 5조원을 배상해야하는데 이게 우리 세금에서 나온다...... 참으로 걱정된다.